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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생은처음이라 분석 (계약결혼, 청년주거문제)

by 단단늘보 2026. 3. 18.

목차

● 계약결혼 설정이 보여주는 청년 주거 현실
● 결혼 제도와 사회 통념의 간격

 

 

2017년 tvN에서 평균 시청률 3.3%를 기록한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청년 주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입니다. 저도 처음 이 드라마를 봤을 때 단순한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집 없는 청춘의 현실을 계약결혼이라는 설정으로 날카롭게 풀어낸 수작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계약결혼을 선택한다는 설정 자체가 현실적인 문제제기였습니다. 저 역시 집 계약을 할 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를 떠올리면, 이 드라마가 왜 많은 2030 세대에게 '인생 드라마'로 불리는지 이해가 갑니다.

 

계약결혼 설정이 보여주는 청년 주거 현실

드라마는 계약 관계라는 독특한 서사 구조로 시작합니다.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가 감정의 발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주거비 부담과 경제적 현실이라는 구체적인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드라마 분석에서는 '계약 서사'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계약 서사란 인물 간의 관계가 감정보다 조건과 약속을 기반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 설정은 관계의 변화 과정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34.5%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가 주거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겪는 문제는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현실의 반영입니다.

저도 과거 집 계약을 하면서 '터가 좋아서 다들 좋은 일이 생겨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실제로 신혼부부가 자가를 마련해 나간 경우도 있었고, 더 좋은 직장을 얻어 지역을 옮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집 때문인지, 아니면 각자의 노력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대부분이 '집 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로 살아가며, 늘 어딘가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드라마는 이러한 현실을 계약결혼이라는 극적 장치로 표현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선택은:

- 경제적 부담을 분담하려는 실용적 판단
- 사회적 기대와 개인적 필요 사이의 타협
- 감정보다 조건을 우선시하는 현대적 관계관

이 세 가지 측면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특히 이민기의 건조한 연기는 감정을 과잉 전달하지 않으면서도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을 '미니멀리즘 연출'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한의 감정을 전달하는 기법입니다.

 

 

결혼 제도와 사회 통념의 간격

드라마가 다루는 또 하나의 핵심은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진 현실적 의미입니다. 2020년대 들어 결혼율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의 결혼 기피 이유 중 '경제적 부담'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경제적 거래'로 바라보는 시각을 정면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이를 드라마 이론에서는 '사회 현실 서사'라고 설명합니다. 사회 현실 서사란 개인의 삶이 사회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단순히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청년 세대가 마주한 제도적 모순을 다룬 작품입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결혼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말과 '하지만 현실을 따지지 않을 수는 없다'는 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 간격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바로 우리 세대의 과제입니다.

드라마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보여주면서 다양한 관계의 형태를 제시합니다. 각 인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삶을 선택하는 모습은 결혼과 사랑이 하나의 정답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다층 서사 구조는 시청자에게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듭니다.

특히 드라마 속 명대사들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MZ세대부터 사회 현실 갈등 구조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 통념은 과거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결혼과 관계를 통해 청춘의 삶과 현실을 함께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구조적 문제를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결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간격을 어떻게 메꿀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2017년 방영 이후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질문이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